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있을까? ft. 우울증, 불안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있을까? 라는 생각을 해보신 적이 있다면 우울증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왜 이런 생각을 하게 되는지는 여러 요인이 있지만 제 경험을 하나 알려드릴까 합니다. 이 글은 저의 우울증 극복을 위한 기록이자 같은 아픔을 가지고 살아가는 이들에게 도움이 되고자 하는 바램입니다.

나와만 비교하라

미래 준비 = 현재 할 수 있는 것을 하는 것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있을까? 라는 생각

사람이 우울한데는 의외로 이유가 많습니다. 날씨가 흐려도 우울하고, 내가 남보다 뒤쳐지는 것처럼 느껴져도 우울하고, 가지고 있는게 적어보여도 우울합니다. 하지만 이런 수많은 이유 중에서 공통되는 점이 있는데 바로 남과 비교한다는 것과 미래를 예측 하려고 한다는 것 입니다.

저는 과거 진화에 따라 남은 잔재가 비교과 미래 예측이라고 생각합니다. 오랜 옛날 우리의 선조들은 비교과 미래 예측을 통해 나오는 불안감이라는 감정을 연료로 끊임없이 움직이고 대비해서 생존할 수 있는 환경이었습니다.

남보다 조금이라도 더 움직일 수록 생존확률이 올라가니 더 많이, 더 자주 불안할 수록 오래 생존할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이지요. 그래서 저는 우리가 늘 움직일 수 있게 불안감을 더 많이 더 자주 느끼게 진화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근 3~400년의 짧은 시간동안 급격히 발전하기 시작하면서 더이상 더 많이 움직이는 것이 더 높은 생존률을 보장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더 많이 움직이는 ‘성실함’이라는 재능을 가진 사람들은 하나둘 노동자라는 이름으로 살아가며 늘 노력하지만 늘 가난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거지같은 상황이 연출되었습니다.

과거 같으면 훌륭한 재능이었을 성실함은 이제는 우리 목을 옥죄는 과거의 유물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성실하게 노력해서 안되면 불안해지고 그래서 더 노력해도 주변과 비교해서 생각만큼 나아지지 않습니다. 그래서 더 불안해져서 자신의 한계를 넘어 시간과 육체를 갈아 넣기 시작합니다. 그러다보면 어느새 육신이 망가지거나 정신이 망가져 노력할 수 없는 혹은 이전 만큼 노력해도 오히려 효율이 더 떨어지는 웃지못할 상황을 맞이하게 됩니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늘 노력하면서도 힘들게 살아가고 그래서 지치고 다 포기하고 싶게 만들어 우울증을 불러 있으키는 원인이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노오~력 대신 ‘파인더’가 필요해

제가 하고 싶은 말은 우리가 노오~력을 덜해서 이렇게 사는게 아니라 더이상 노력이 곧 성공이나 만족으로 이어질 수 없는 세상에 살고 있고, 세상을만족스럽게 사는 방식이 바뀌고 있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더이상 가내수공업같은 육체적 노동력이 많이 필요한 세상을 살고 있지 않습니다. 미래엔 로봇들이 다 대체한다는 건 모두가 인정하는 사실일 것입니다. 그러니 점점 가치가 낮아져 하루 10시간을 갈아 넣어도 자식하나 마음껏 먹고 입히지 못하는 절망적인 환경이 만들어지는 것입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더이상 성실함이 아닌 효율을 생각해야 합니다. 더 많이 노력하는 자가 성공하는 것이 아니라 기회를 찾아내는 자, 더 많이 새로운 것, 남들이 안해본 것에 도전해서 더 효율적이고, 아무도 안가본 길을 찾아내는 소위 ‘파인더’가 우리가 지향해야 할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비교 & 미래 예측만큼 쓸데없는 것도 없다

저는 사실 실업을 하고 오랫동안 괴로움과 우울증 그리고 불안증세에 시달렸습니다. 그동안 내가 열심히 살면서 가지고 있는 능력이 어느새 사회에서 하나도 쓸모없는 능력이 되는 것을 경험하면서, 나는 생존할 수 없을지 모른다. 생존하려면 어떻게 노력’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런 생각을 오래하다보면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있을까?’라는 생각에 도달하게 됩니다. 생존가능성이 없는 것처럼 느껴지고, 더이상 생존하려고 노력해봐야 끔찍한 괴로움만이 있을 것이라는 생각은 마치 사실처럼 느껴집니다.

하지만 저는 이런 생각의 근원이 잘못되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니까 우리가 하는 주변과의 비교와 미래 예측은 사실 지금같은 세상에서는 결코 해서는 안되는 어쩌면 우리에게는 금기일지도 모릅니다.

주변과의 비교가 의미없는 이유

다들 비교하면 안좋다는 이야기는 들어 알고 계실테지만 얼마나 나쁜 영향을 주는지는 모르실겁니다. 이 남과의 비교라는 것은 거의 무조건 불안을 양산합니다. 내가 우위에 있으면 언제 따라 잡힐지 몰라 불안하고, 내가 뒤처져보이면 생존 가능성이 낮아 보여서 불안합니다.

혹자들은 이런 비교가 경쟁심을 불러일으켜 실력 향상에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일반인들에게는 오히려 독으로 작용해 절대 해서는 안되는 행동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미디어로 연결되어 가만히 앉아서도 잘난 사람들을 무수히 볼 수 있습니다. 주변도 마찬가지 입니다. 내 주변을 보면 다 나보다 잘난 부분이 있고 나보다 잘사는 것처럼 보입니다. 정말 성격이상한 사람이 아닌 이상 내 약점을 남들에게 보여주고 싶어하는 사람은 없기에 다 좋은 모습만 주위에 보여주려고 하기 때문입니다.

비교를 하면 무조건 내가 지고 들어가고 계속 지는 싸움을 하는 것인데 이게 보통사람에게 도움이 될까요? 일단 저는 한번도 도움이 된적이 없습니다. 하지만 비교는 우리 인간에게 기본적으로 장착된 생존 패시브 스킬 같은 것입니다. 일종의 불안 양산기랄까요? 앞에서 언급했듯 불안은 더 행동하게 만드는 일종의 원인? 연료? 같은 것으로 작용하기에 내가 아무것도 안하고 있다면 도움이 되지만 이미 뭔가를 하고 있다면 그냥 독으로 작용합니다.

마음만 괴로운 것입니다. 그러다가 한계를 넘어서면 아무 노력도 할 수 없는 상태가 됩니다. 번아웃이든, 공황장애든, 뭐든 증상은 다르지만 문제들은 비슷하게 나타나죠.

비교는 ‘나’ 자신과만 하는 것

그래서 저는 할 수 밖에 없는 비교를 반드시 자신과만 하시기를 권장드립니다. 사실 나와 나아닌 다른 것들과 비교하는 건 의미가 없습니다. 우리는 태어 나면서 부터 나보다 잘난 사람들이 어마무시하게 많은 환경에서 살아갑니다. 출발선도 다르고 가질 수 있는 기회도 다 다릅니다. 그런데 그런 불합리하고 언제 어떻게 무슨 규칙으로 변할지 모르는 환경과 자신을 비교하는 것 자체가 저는 넌센스라고 생각합니다. 무의미한 것이죠.

우리는 보통 자신을 합리적인 이성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똑같은 학교 똑같은 나이 똑같은 교육을 받았고, 똑같은 시간을 살았는데 남들보다 뒤떨어지는게 있다면 그런 내 노~오력이 부족하거나 재능이 없거나 어쨋든 생존가능성이 낮으니 ‘노예’비스므리한 거라고 생각합니다.

아까도 말씀드렸든 똑같다는 생각 자체가 비 이성적이고 비합리적인 생각이니 우리는 모두 비 이성적이고 비 합리적인 사람이라고 생각해야 합니다. 그러면 우리가 생각하는게 틀릴 수 있고, 사실 나쁘다고 생각하는데 사실 괜찮을 수도 있는 것입니다. 심각한 것이 아무 문제 없는 것일 수도 있구요. 저는 이 사실을 인정해야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비이성적이고 비합리적입니다. 다만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사람이 되고 싶은 것 뿐이지요. 그래서 비교는 내가 처음부터 끝까지 온전히 알고 있고 이해하고 있는 나와만 비교해야 의미가 있습니다. 오늘의 나와 어제의 나를 비교하고 1년전의 나와 지금의 나와 비교하는 것만이 비교를 올바르게 쓰는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미래를 예측하는 것이 시간 낭비인 이유

이제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있을까? 라고 생각하는 이유 중 미래 예측에 대해 말해보겠습니다. 흔히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상황까지 가는 극한의 우울중을 겪는 사람들은 반드시 이 미래 예측을 신봉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기에 이게 우리 생각과는 다르다는 것을 알려드리고 싶습니다.

우리가 보는 매체에서는 미래를 대비해야한다는 말을 많이 합니다. 미래를 대비해야 더 좋은 기회를 잡을 수 있고, 덜 불안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이말은 맞을 수도 있고 틀릴 수도 있습니다.

사람들은 미래를 대비한다는 것과 미래를 예측한다는 것 그리고 미래를 준비한다는 것을 동일하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것을 넘어 사람들은 스스로를 약간 신적인 능력이 있는 과대망상에 빠져사는 것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자신이 과거에 여러 실패를 겪었고, 현재 가진자신이 한푼도 없으며, 능력도 그리 특출나지 않고 오히려 모자란 편이다. 그 흔한 토익점수도 없고, 자격증도 없으며, 다녀왔던 직장에서도 산업이 어려워 지고 직무에 대한 수요가 줄어들면서 나와 백수상태로 있은지 1년이 넘었다고 생각해보겠습니다.

내가 이런 사람이라고 생각하면 대부분 자신의 생존 가능성을 낮게 보고 무엇을 해야 할지도 모르기 때문에 죽음을 생각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왜 그럴까요? 미래를 예측하려고 하기 때문입니다. 아까도 말씀드렸듯이 사람들은 미래를 대비해야 한다는 망상에 사로 잡혀 삽니다. 거기다가 미래 예측이라는 신의 영역을 자신이 숨쉬듯 할 수 있다고 굳게 믿어 버리기 때문에 극단적인 상황으로 쉽게 따져듭니다.

우리는 자의식과잉 상태일 수 있다

저는 이것을 자의식과잉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미래를 대비할 수도, 미래를 예측할 수도 없습니다. 그저 준비할 수 있을 뿐입니다. 이 차이는 정말 하늘과 땅차이기에 개념을 잘 잡으셔야 합니다. 미래는 우리것이 압니다. 방향도 거리도, 양도, 시기도 아무것도 알 수 없도 아무도 알 수 없는 것이 미래 입니다.

엄밀히 말해서 미래는 없는 것입니다. 혹자들은 현재가 미래가 된다 이런말을 하시는 분들도 있는데 그것도 일부의 사례를 확대해석한 것뿐 사실상 미래는 없는 허상입니다. 지금 앨리트에 돈도 많고 잘나가는 사업가인데 퇴근하는 길에 다리가 무너져 죽을 수도 있고, 갑자기 심장마비가와서 한순간에 죽을 수도 있으며, 우울증으로 스스로 가버릴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현재와 미래를 연결짓는 것은 정말 바보 짓입니다.

그래서 우리 조상들은 미래를 흔히 신만이 영역으로 생각하는 신화들이 많았습니다. 미래는 준비할 수 있을 뿐이지 대비할 수도 없고, 예측할 수도 없는 허상이라는 사실을 안다면 최소한 극단적인 생각에서는 벗어날 수 있다 생각합니다.

위에서 설명한 예시처럼 누가봐도 희망이 없을 것 처럼 느껴지는 사람도 미래는 알 수 없습니다. 복권이 당첨될 수도 있고, 사업아이템을 생각해 낼 수도 있고, 지금부터 전직해서 한 기술을 몇십년 우직하게 파고 들어 새로운 영역을 개척한 기술자가 될 수도 있을 것 입니다.

과거에 비루했고, 지금도 비루하다고 앞으로도 비루하다고 볼수도 없고, 과거에 화려했고, 지금 높디 높은 위치에 있다고 해서 앞으로도 높으리라는 보장도 없습니다.

미래 허상: 우리는 현재를 살아가는 것

우리 인생은 항상 움직이고 있고, 우리는 그 흐름에 몸을 맡기고 순간순간 할 수 있는 일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 유일하게 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사실 그것이면 충분합니다.

인터넷 매체에서 이렇게 하면 거지가 된다, 저렇게 하면 성공하지 못한다, 뭐 이런 꼰대같은 소리는 사실 헛소리에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그 사람이 성공한데에는 적어도 70%이상은 운이 작용한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그 운이 왔을때 그 운을 100%로 채운 그 노력은 인정해야 하지만 적어도 그사람과 똑같은 노력을 한다고 똑같이 성공할 수는 없는 것입니다.

그러니 남의 성공을 따라하는 바보같은 짓을 하지 말고 우리 미래에 있을지모를 언제 다가올지 모를 그 운을 100%로 만들기 위에 지금 노력하는 것, 아무리 하찮아 보이고 의미없어 보이더라도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것, 이것이 바로 인간이 해야할 가장 숭고하고 가장 의미있는 일이 아닐까 생각한다.

최근 김새론 배우가 어린 나이가 사망한 사건이 있었다. 우울증을 겪었던 사람으로서 충분히 공감하고 그렇기에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가 없다. 그 참담한 마음을 어찌 타인이 이해할 수 있겠는가? 그러나 과거와 현재로 미래를 예측하지 않고, 남이 아닌 어제의 나와만 비교를 했다면 극단적인 선택은 피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마지막으로 다시 한번 강조하고 싶다. 우리는 비이성적이고 비합리적인 존재다. 보고싶은 것만 보려고 하기에 눈앞에 있어도 모르고 착각하며 살아가는 경우가 많다. 그렇기에 내 생각을 너무 믿지 말라고 하고 싶다. 언제든 사실과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자신과만 비교하고, 미래를 예측하지말고 준비하기 위해 현재 할 수 있는 것을 하는 것, 이때 아무의미없는 시간 낭비여도 괜찮다. 남들은 다~가지고 있어서 차별성이 없어 보여서 시간낭비로 보여도 괜찮다. 이것이 내가 할 수 있는 것이라면 당당하게 하라! 이렇게 말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