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것도 할 수 없을 것 같은 느낌을 받은 적이 있나요? 저는 취업준비가 길어지면서 이런 느낌을 자주 받았던것 같습니다. 오늘은 제가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생각하고 어떻게 살아가려 마음먹었는지에 대해 주저리주저리 이야기해 보려고 합니다.
아무것도 할 수 없을 것 같은 나
회사원으로 일하다가 경영악화로 그만두게 된 이후 직장을 다시 알아보려 백방으로 노력했지만, 지금 내가 가진 능력에 비해 너무 높은 기대를 가지고 있는 것 같아 덜컥 겁이 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원래 하고 있던 일이 신사업 기획쪽이었는데,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의견을 내야만 하는 것이 너무 부담스럽게 다가왔습니다. 그래서 원래하던 일을 계속 할 자신이 점점 더 없어져갔습니다.
나이도 있고 앞으로는 점점 더 창의적인 의견을 내기가 어려워 질 것은 자명한 일이었습니다. 하지만 회사에서는 창의적이지 못하고 시대의 흐름에 알아서 따라오지 못하고 기량도 알아서 끌어 올리지 못하면 버리는 분위기였습니다.
다른 일을 해야 하는 때인가?
사실 지금도 그렇지요. 이런 점들 때문에 점점 이제 다른일을 시작해야 할 시기라는 것을 인식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당장에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없었습니다. 자격증이 있는 것도 아니고, 외국어를 잘하는 것도 아니었으며, 신입으로 들어가는데 나이가 너무 많았기 때문에 당장 들어가기에는 서류의 장벽을 뚫기가 어려웠습니다.
몇몇은 면접까지 가보기는 했으나 면접관이 요구하는 능력은 지금 바로 실전에 투입될 수 있는 사람을 원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습니다.
원래 전공이 기계쪽이라 그쪽을 두드려 보았으나, 생산관리, 공정관리 등의 일을 이쪽으로 교육을 듣거나 한것이 아니면 아에 제가 들어갈 수 없는 곳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남은 것은 실제 현장에서 일하는 장비 혹은 설비쪽의 일이었습니다.
사실 무엇이든 상관없었습니다. 뭘 알아야 판단을 하는데 그 일에 대해 제가 아는 거라고는 인터넷에서 들었던 정보가 다였기 때문에 일단 해봐야 알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일정 이상의 수익만 보장 된다면 일단 일을 시작해 볼 생각은 있었는데 이것도 생각보다 녹녹치는 않았습니다.
그렇게 시간은 흘러만 갔습니다. 그렇게 흘려보내는 시간이 아까워 견딜수 없어 생각한 것은 일단 내가 원래 하던일의 일자리를 1~2년만 해보면서 영어든, 자격증이든 준비를 해보자는 생각이었습니다.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하자
물론 지금의 나를 원래의 분야에서 받아주는 곳이 없을 지도 모릅니다. 그렇게 된다면 노가다를 업으로 뛰어들 생각도 가지고 있습니다.
현재의 저는 아무것도 할 수 없을 것만 같은 패배감과 두려움에 휩싸여있습니다. 혹여나 이렇게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되면 어떻하나…하는 두려움에 매일 밤잠을 설치기도 합니다.
노가다든 뭐든 현장일을 하면 뭔가 밑바닥까지 떨어져 다시는 올라올 수 없고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아 괜히 꺼려지는 느낌도 들지만, 생각해보면 그쪽이 원래의 전공과도 맞기에 괜찮을 것 같은 생각이 듭니다.
물론 안정적이지 못하다. 매일 안정적으로 일을 못하고 쉬다하다 쉬다하다 하게 된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지만, 아무것도 못하고 매일 가만히 숨만 쉬느니 그렇게라도 해야 살 것 같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생각해보니 저는 친구가 없으니 이걸 이야기할 곳도 없고, 내가 이야기 하지 않으면 내가 뭘하는지 누가 알겠는가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어떻게 해서든 일을 하고 어떤일이든 맡아서 하다보면 적든 많은 매일 일할 수는 있지 않을까? 그렇게 살다보면 기술하나로 무시 받지 않는 사람, 어디가서 꿀리지 않는 사람이 되지 않을까? 나도 더이상 불안해하지 않을 수 있는 삶을 살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지금도 불안합니다.
다른 것 보다는 안정적이지 못한 일인 것 같아서 불안하고, 사무직일만 하던 내가 현장일을 견뎌낼 수 있을지 고문관 처럼 어버버 대는 건 아닌지 걱정이 되기도 합니다.
그래서 1년간 원래의 일을 하면서 주말이나 시간이 될때마다 현장일을 해보려고 합니다. 그러면서 평일에는 관련자격증이나 영어를 준비하려고 합니다. 이것이 직접적으로 도움이 되지 않더라도 언젠가는 해야 할 일이라면 미리하면서 용어라도 익혀 놓는 것이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 때문입니다.
노가다 is 뭔들?
살아보니 저는 혁신적인 사람도 번뜩이는 아이디어를 가진 창의적인 사람도 아니었습니다. 그저 계획하고 실행하고, 기록하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고, 매일 똑같은 일은 죽어도 못하는 생각이 많은 사람입니다.
그래서 어쩌면 현장의 기술자가 되는 것이 맞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듭니다.
몸을 움직이니 나쁜 생각에 잡아 먹히지 않을 수 있고, 계획하고 실행하는 것을 좋아하니 도면을 제대로 보고 지시사항에 따라 맞춰서 일을 진행하는 것을 잘할 것입니다.
그가운데서 이해가 안되거나 잘 모르는 것은 파고들어서 알게 만들 것이고, 혹여 관리직으로가서 보고서가 필요하다면 누구보다 잘 만들 기술과 능력이 있으며, 기획이라는 직무의 특성에 맞게 작업 전체를 상상해보고 일을 진행하기에 남들과 보조를 맞추어 하는 일도 썩 잘할 것 같은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남의 시선 또한 정히 신경이 쓰인다면 외국의 현장을 주로 다녀오면 되는 일이니, 일만 끊이지 않게 할 수 있는 능력만 있다면 이쪽이 썩 좋아 보인다는게 지금의 마음인 것 같습니다.
이쪽이 맞을 지도 몰라
공장과 관련된 일이 회사에 소속된 일이라 이쪽을 기술직이라 생각해 해보려고 했으나 정년이 있고 나와서 아무것도 알 수 있는게 없다는 점에서 사무직과 크게 다른점을 느끼지 못했습니다.
그런 점에서 현장의 기술직은 오직 나의 기술과 나의 인맥으로 직접 살아 남는 것이니 정년도 없고, 나이가 들면 현장관리라도 하면되니 썩 괜찮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살아가고 계신지 모르겠네요. 저를 패배자라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있으실 것 같습니다. 저도 그걸 부인하고 싶은 생각은 없습니다. 남들 공부할때 안하고, 남들만큼 치열하게 살아내지 못해 도태된것은 제 잘못이겠지요.
하지만 길을 잘못 든 것은 제 잘못이 아닙니다. 어쩌면 이런 뼈아픈 경험들이 미래에는 내가 포기하지 못하게 만들것이고, 남들과는 다른 결과를 만들어낼 지도 모릅니다.
그것이 제가 가슴속에 품고 있는 꿈을 이루는데에 도움이 되기를 바랄뿐입니다.
저는 살아가려합니다. 그것이 시궁창이건 어디건 과거의 실수를 잊지 않고 지금을 살아내다 보면 미래의 어느 순간엔가에는 나를 자랑스러워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