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과 약 복용 무서워할 필요가 없는 이유 ft. 후기

정신과 약 복용, 이거 필요하긴한데 정신과 방문이 처음이라 무서운가요? 인터넷에서 정신과 약을 먹으면 뇌가 이상해 진다느니 의존성 때문에 마약한거랑 비슷해 진다느니 하는 헛소리가 너무 많아서 제가 직접 먹어 보고 정신과를 다녀본 후기를 알려드리겠습니다.

요약: 정신과 멀쩡한 사람도 많이 간다. 돈 많이 안든다. 약 먹어도 중독성 거의 없으니까 일단 정신과 방문부터 하자.

정신과 약 복용 관련해서 가장 궁금해하는 정신과 상담비용을 상세하게 표로 설명하고 있다.
정신과 약 복용 관련 상담비용

내가 정신과 약 복용을 시작한 이유

정신과가 요즘은 단어에서 느껴지는 부정적인 느낌 때문에 정신건강의학과라고 불리는건 알고 계시죠? 다른 나라는 좀 덜한테 우리 나라가 유교스런 국가라 그런지 단일 민족으로 이루어진 꼰대 민족이라 그런지 의지력 이런걸 되게 강조하고 중요하게 생각하는 문화가 있습니다.

그래서 정신과 다닌다고 하면 미친놈 취급 받거나, 어디서 갑자기 칼부림하는 위험한 사람 취급하는 이상한 문화가 있는것 같아요. 그리고 다들 사람들에게 직접 물어보기가 무서우니까 자꾸 인터넷으로 찾아보니까 자극적이고 이상한 유언비어들만 돌아다니는 것 같아서 정말 정신과 방문과 약 복용이 필요한 분들을 더 힘들게 하는 것 같습니다.

저는 우울증과 불안증 그리고 강박증세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처음엔 저도 정신과에 가는게 무섭고 약을 먹으면 계속 먹어야만 할 것 같아서 막연한 두려움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비용도 비쌀 것만 같아서 가기가 주저되기도 했구요.

그래서 처음 제가 선택한건 상담센터였습니다. 동네에 하나씩 있는 정신건강복지센터라고 정부에서 운영해서 공짜라고 해서 거기에 다녔습니다. 하지만 전문적인 교육을 받은 분이 아니라 그냥 우리 같은 사람이 이야기 들어주는 것 뿐이라서 별 도움도 안되고, 그것도 하나의 직업이라 그사람들에게는 그냥 돈 주고 받은 만큼일하며 쉽게 일하길 바라는 직장일 뿐이라 오래 다니긴 어려웠습니다.

왠지 시간만 버리는 것 같고, 도움은 안되는데 당장 내가 위험한 상태인건 알겠는 그런 순간이었습니다. 그때 정신과에 딱 한번만 가보자 싶어서 가게 되었습니다.

이런 정신건강복센터에 가서 정신과 추천해달라고 하면 추천도 해주니까 그렇게 접근해 보셔도 좋아요.


정신과에 가면 하는 일

저는 집 근처에 있는 의원급 정신과에 가게 되었습니다. 정신과가 의원급, 병원급이 있고 그에 따라 진료비가 다르게 책정이 됩니다. 보통 의원급 병원에는 의사가 1~2명정도 있는데요.

정신과에 가시게 되면 신분증을 제시하라고 할거예요. 그러면 신분증 주고 기다리면 의사선생님이 부르시면 들어가시면 됩니다. 정신과의 진료과정이 환자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적절한 처방을 하는 과정을 통해 이루어지는데 이게 개인의 스토리를 들어야 하고 이게 자기 이야기를 잘 하시는 분들도 있지만 병원까지 오신 분이면, 그리고 초진이라면 더더욱 자기 이야기를 잘 못하는 경우가 많아서 대기시간이 좀 긴 편입니다.

그러니 정신과에 방문하시려면 2시간 정도 여유를 가지고 방문하시거나 아니면 오픈 시간에 맞춰가시면 기다리지 않고 바로 진료를 보실 수 있어요.

정신과의 경우에는 한곳을 정기적으로 방문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유명한 곳은 내년치까지 이미 예약이 다 차있는 경우도 보실거예요. 그래서 저는 유명한 분이 하시는 곳보다, 나이가 좀 있으시고 오래 운영된 작은 의원급 병원을 추천드립니다.

정신과는 특히나 의료 경험이 굉장히 중요한 분야라서 젊은 사람들보다는 오래 일해 보신 분, 그리고 환자를 무슨 일 처내듯이 막 받아서 하시는 그런 곳 보다는 구석탱이에 있고 낡고 허름한 그런 곳이 오히려 도움 되는 경우도 많다는 점 꼭 알아보시고 여러군데 다녀보시기 바랍니다.

한가지 알아두셔야 할 점은 병원은 증상을 들어주고 약이든 행동이든 음식이든 처방을 해주는 곳이지 상담센터처럼 하소연 들어주는 곳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물론 의원마다 상담을 위주로 하는 곳과 처방을 위주로 하는 곳이 있으니 둘다 다녀보시길 추천드립니다. 아무튼 정리를 해보면 병원을 방문하고 증상을 이야기 하고, 처방받고 나오면 끝입니다.

병원에 가보시면 생각보다 멀쩡해보이는 사람들만 있어서 놀랄 수도 있어요. 그만큼 정신건강에 대한 건 병이고, 고칠 수 있는 것이니까 내과나 안과 가는 것처럼 가벼운 마음으로 방문해 보시길 권해 드립니다.

게다가 직업상 다른 병원보다 친절하고 사근사근하시기 때문에 오히려 우리 같은 겁많은 사람들에게는 더 편하실 거예요. 그리고 정신과 약 복용 처방이 내려지면 약국에서 이상하게 보지 않을지 걱정하시는데 아무도 신경 안쓰니까 지레 겁먹지 않으시길 바랍니다.

정신과 진료비용

이제 비용 이야기를 좀 해볼건데요. 생각보다 정신과는 비쌀것 같아서 못가겠다 하시는 분들이 있더라구요. 이게 상담센터를 먼저 방문하는 사람들의 부작용인것 같아요. 상담센터의 경우 대부분 민간으로 운영되는 사업체라서 한시간에 5~6만원씩 하는 비싼 비용을 청구하는데 정신과의 경우 의료보험의 적용을 받아서 아주 많이 싸다는 걸 모르시더라구요.

특히나 2018년 이후 부터는 정신과에서 하는 특수치료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건강보험 적용을 받는데다가 그 범위나 지원 액수도 늘어서 다른 병원들보다 진료비가 오히려 적게 나오는 편입니다.

저같이 동네 의원급에 다니시면 진료비가 5~7천원정도 나오고, 약값이 3~4천원정도 나옵니다. 처음에는 약도 의료보험적용이 되는 걸로 처방해주시거든요.

정신과 진료비용은 여러 요소에 따라 달라지기는 하는데, 초진과 재진, 병원 규모, 상담 시간, 추가 검사 여부 등이 영향을 미칩니다. 아래는 주요 정보를 정리한 내용입니다.

초진 비용
• 평균 비용: 약 1만~3만 원 수준.
• 최소/최대 비용: 1만 9,200원~13만 5,000원.
• 초진 시 다양한 검사(우울증 검사, 심리검사 등)가 포함될 수 있어 비용이 증가할 수 있습니다.

재진 비용
• 평균 비용: 약 1만~2만 원.
• 추가 검사가 없는 경우 상담료와 약값 중심으로 저렴한 편입니다.

조금 더 세부적으로 나누면 진찰료, 상담료, 검사비, 그리고 약제비로 구성됩니다. 진찰료는 위에 설명드렸으니까 다른 비용이 어떻게 나오는지 대략적으로 알려드리겠습니다.

상담료: 상담 시간에 따라 비용이 결정됩니다.
건강보험 적용 시, 평균적으로:
• 10분 상담: 약 6,400원.
• 30분 상담: 약 9,700원.
• 50분 상담: 약 13,900원

검사비: 초진 시 추가 검사(보험 미적용 시)로 비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근데 왠만하면 하자고 안하는 특수한 경우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얘들은 건강보험적용이 안되서 비싸요.
• 뇌파 검사: 약 5~9만 원.
• 자율신경계 검사: 약 3~4만 원.
• 종합심리검사(MMPI 등): 약 30~80만 원

약제비: 처방된 약물에 따라 다르며, 일반적으로 월평균 약값은 몇 만원 수준입니다.

정신과 진료비는 건강보험 적용으로 기본적인 비용은 비교적 저렴하지만, 비급여 항목이나 추가 검사 여부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점 알고 계시고 추가 검사 같은거 하면 비용 얼마 나오는지 물어보시면 되니까 너무 걱정하시 마셔요.


정신과 약 복용 후기, 어떤 기분인가?

이제 정신과 약 복용 후 어떤 느낌인지 이야기를 해볼건데요. 저도 처음에 약을 처방받고 이거 먹고 약쟁이처럼 침이나 질질 흘리고 다니거나 병신처럼 멍하게 다니는거 아닌가 싶었는데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처음부터 그렇게 중독성 강한 약을 쓰지도 않을 뿐더러, 그런 약을 먹어야만 지금의 우울하고 불안한 증상이 개선되는게 아닙니다.

정신과 약에도 종류가 많아서 그중에서 신경안정효과가 있는 약을 위주로 먼저 처방을 받는데 먹어보면 사실 아무 감흥도 없습니다. 다만 평소보다 감정의 바운스가 좀 덜한 느낌이랄까요? 이걸 병원에서는 반응이 조금 느려질 수 있다고 표현하던데 사실 일상 생활중에는 아무것도 못 느꼈습니다.

그러니까 이런 느낌입니다. 정신과 약 복용 하면 바로 좋아지고 변화가 나타나는게 아니라 내가 괴롭게 느끼고 불안하게 느끼고 우울하게 느끼는게 서서히 둔감해 집니다. 당장은 모르는데 지나고 보면 평소와는 훨씬 나은 그런 상태가 된다고 보시면 됩니다.

애초에 정신과 약 자체가 아무노력도 안하는데 약만 먹고 기분이 좋아지게 하는 약이 아닙니다. 내가 노력을 할 수 없을만큼 상태가 좋지 않을때 약을 먹어서 노력을 할 수 있는 상태까지 만드는게 정신과 약의 목적이거든요.

‘해피’가 아닌 ‘노말’ 상태로 만드는 것이 목적

우울증을 앓고 있으신 분들은 공감하실텐데, 무언가를 할 수도 하고 없고, 하고 싶지도 않은 상태인 분들이 많아요. 생각이 나를 먹어버린 느낌이랄까요? 밖으로 나가는것, 숨을 쉬는 것 조차 최선을 다해서 할 수 있는 그런 가까스로 살아있는 느낌이 우울증인데, 운동이나 기타 다른 활동을 하라는 건 무리지요. 그때 먹는게 정신과 약입니다. 정신과 약 복용 후에는 신경이완 효과가 있고 밤에 잠도 잘오게 해주기 때문에 평소와 같은 상태가 됩니다.

그러면 다른 활용을 할 힘과 의지를 이제부터는 가질 수 있어요. 중요한건 기분을 좋게 만드는게 아니라 평소와 같은 상태로 만들어준다는 것입니다. 기분이 미친년 널뛰기 하는 것 처럼 몇분단위로 휙휙 바뀌는 그런 이상상태에서 그렇게 좋지도 그렇게 나쁘지도 않은 그런 상태가 됩니다. 여기서 나에게 도움이 되는 활동을 할 힘을 낼 수 있을 거고 그렇게 우울증이 치료되는 것입니다.

정신과 약 복용 해보면 생각보다 아무느낌도 없고 중독성도 없다는 걸 알게 되실거예요. 인터넷에서 올라오는 이야기들은 정말 일부의 극단적인 사람들만 해당하는 이야기라서 최소한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은 해당사항이 없어요.

저는 하루종일 죽고 싶은 생각을 하고 방법을 생각해보았지만 시도는 하지 않은 상태에서 진료를 받았고 그래도 가벼운 약을 먹으면 괜찮아지고는 했어요. 그러니까 이글을 읽고 있는 여러분도 힘들고 의심되고 고통스럽겠지만 한번만 방문해보시기를 권해드립니다.

우리는 나아질 수 있고 나아진 사람도 많고 돈도 많이 안듭니다. 아무도 이상하게 안보고 효과도 있으니까 힘내십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