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포집 & 수소환원제철, 철강 게임체인저가 될까?

탄소포집 & 수소환원제철 이름도 생소하죠? 그런데 요즘 철강산업계에서 큰 변동이 예상되는 기술이 나와서 뜨거운 감자가 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시대의 흐름에 따라가기 위해 탄소포집, 수소환원제철이 뭔지 이게 왜 중요하며 어떻게 세상을 바꾼다는 건지 쉽게 알려드리겠습니다.

한줄평 : UC 버클리 야기 박사팀의 혁신적인 탄소포집 기술 COF-999와 포스코의 수소환원제철 기술 개발은 혁명이 될 수도 있지만 해프닝으로 끝날수도 있으니 내용을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탄소포집: 숯 한 조각이 세상을 바꾼다?

지난 50년간 세계의 탄소 배출 지도가 크게 바뀌었어요. 1970년에는 미국이 세계 최대의 탄소 배출국이었지만, 2020년에는 중국이 전 세계 탄소의 42%를 배출하는 최대 배출국이 되었죠. 우리나라도 순위권 밖에서 세계 9위의 탄소 배출국으로 올라섰는데요, 이런 상황에서 탄소 포집 기술의 혁신이 절실했죠.

우선 탄소포집이 뭔지부터 알아보겠습니다. 탄소포집(Carbon Capture)이란 대기 중에 배출되는 이산화탄소(CO₂)를 포집하여 저장하거나 다른 용도로 활용하는 기술입니다. 주로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공장이나 발전소에서 발생하는 CO₂를 포집해 지하에 저장하거나, 산업용으로 활용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죠. 이를 통해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여 지구온난화와 기후변화 완화에 기여할 수 있다는 점이 포인트입니다.

물론 탄소포집은 신재생에너지로 대체가 어려운 산업 분야에서 탄소중립 목표를 달성하는 데 큰 도움을 줄 수 있지만, 초기 설치와 운영 비용이 높고 에너지 소모가 크다는 한계도 있습니다.

CO2를 흡착하는 탄소포집기술을 형상화하는 이미지와 UC버클리대 전경
UC버클리 탄소포집

일반적인 탄소포집 주요 방식

1. 후연소 포집: 연료를 태워 에너지를 생산한 후 배출된 가스에서 CO₂만 선택적으로 포집하는 방식입니다. 기존 시설에 적용이 쉬워 널리 사용되고 있습니다.

2. 산소 연소 포집: 연소 시 산소만을 사용하여 CO₂와 수증기만이 생성되도록 합니다. 이 후 수증기를 제거하면 거의 순수한 CO₂를 얻을 수 있어 효율적입니다.

3. 전환 포집: 연소 전에 연료에서 CO₂를 제거하거나, 연소 과정에서 CO₂가 적게 발생하는 공정을 사용하는 방식입니다.

탄소포집 후 저장 및 활용(CCS와 CCU)

CCS (Carbon Capture and Storage): 포집된 CO₂를 지하 깊숙이 저장해 장기적으로 격리시키는 방법입니다. 주로 해양이나 빈 유전, 가스전 등이 사용됩니다.

CCU (Carbon Capture and Utilization): 포집된 CO₂를 활용하여 화학제품, 연료, 플라스틱 등으로 전환해 사용합니다. 이를 통해 경제적 가치도 창출할 수 있습니다.

탄소포집 한계를 극복할 신소재 COF-999

그런데 2024년 10월 23일, UC 버클리대학의 야기 박사팀이 네이처에 발표한 COF-999라는 신소재가 전 세계 과학계를 흔들어놓았어요. 야기 박사는 전 세계 화학자 중 논문 인용 횟수가 두 번째로 많은 석학인데, 이번에 발표한 COF-999는 정말 혁신적인 물질이에요.

COF-999는 음독 치료제로 쓰이는 활성탄과 비슷한 원리로 작동하는데요, 무수히 많은 기공으로 이루어져 있어요. 활성탄이 1g당 300평(최신 슈퍼 활성탄은 600평!) 정도의 표면적을 가지고 있듯이, COF-999도 엄청난 표면적을 가지고 있어서 이산화탄소를 효과적으로 포집할 수 있답니다.

특히 놀라운 건 그 성능인데요, 겨우 0.22kg(반 파운드)으로 최대 40kg의 이산화탄소를 포집할 수 있어요. 습도가 있는 환경에서는 포집량이 2배로 늘어나고, 공기만 통과시키면 62분 만에 공기 중 이산화탄소의 80%를 포집할 수 있다고 해요. 게다가 이 물질은 300회 이상 재사용이 가능하고, 이론상으로는 수만 번까지도 재사용할 수 있대요.


포스코의 수소환원제철 기술

철강산업은 전통적으로 엄청난 양의 탄소를 배출하는 산업이에요. 특히 포스코는 2022년 기준 7,019만톤의 탄소를 배출했는데, 이는 한국 전체 탄소 배출량의 12%나 되는 양이에요. 철 1톤을 만들 때마다 탄소 2.05톤이 발생하니, 정말 심각한 문제죠.

하지만 포스코가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어요. 바로 수소환원제철 기술인데요, 기존에는 철광석(산화철)에서 산소를 분리할 때 코크스(탄소)를 써서 이산화탄소가 발생했지만, 이제는 수소를 써서 물(H2O)이 나오게 하는 거예요. 이 혁신적인 기술 개발에 포스코는 2030년까지 무려 10조원을 투자하기로 했답니다.

포스코 로고와 수소환원제철 탱크 앞에 있는 사람의 그림
포스코 & 수소환원제철

현재 전 세계에서 수소환원제철을 시도하는 곳은 스웨덴의 SSAB와 포스코뿐이에요. SSAB는 현재 연간 8천톤 규모의 시제품을 생산하고 있고, 포스코는 2026년까지 포항제철소에 연간 30만톤 규모의 시험생산 설비를 만들 예정이에요. 성공하면 2031년 포항제철, 2032년 광양제철소에 본격적으로 도입한다고 해요.

특히 주목할 점은 포스코의 기술이 SSAB보다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는 거예요. 포스코의 유동환원로 방식은 철광석 가루를 직접 사용하는 반면, SSAB는 철광석을 펠릿으로 가공하는 과정이 필요해서 그 과정에서 추가 탄소가 발생해요. 결과적으로 포스코 방식은 기존 대비 탄소 배출을 90% 줄일 수 있는 반면, SSAB는 50% 정도밖에 못 줄인다고 해요.


게임체인저의 조건: COF-999 & 수소환원제철

COF-999와 수소환원제철 기술의 결합은 정말 흥미로운 가능성을 제시해요. 수소환원제철 과정에서 발생하는 소량의 탄소도 COF-999로 포집할 수 있고, 포집된 탄소는 다양한 방식으로 활용할 수 있거든요. 예를 들어, 포집한 이산화탄소로 탄소섬유강화플라스틱(CFRP)을 만들면 자동차 1대당 이산화탄소 5톤을 줄일 수 있어요.

특히 이 기술들의 중요성은 앞으로 더 커질 거예요. EU가 2026년부터 도입하는 탄소국경조정제도(CBAM)때문인데요, 제철소의 탄소 배출량에 대한 세금이 매출액의 12% 정도로 예상돼요. 영업이익률이 10%도 안 되는 제철사들에게는 엄청난 부담이죠.

여기서 재미있는 점은 COF-999의 생산 비용이에요. UC 버클리 연구팀에 따르면, 제조 과정에서 특별히 비싼 재료가 필요하지 않아서 대량 생산 시 비용이 크게 문제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대요. 실제로 UC 버클리는 이미 야기 박사와 연구진인 Zhou를 공동발명가로 지정하고 Atoco라는 회사를 설립했답니다.

미래를 준비하는 자세: 혁신 기술이 가져올 변화

이런 혁신 기술들이 실제로 상용화되면 어떤 변화가 올까요? 우선 자연적인 탄소 포집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지금까지는 나무나 갯벌 같은 자연적인 방법에 의존했는데, 나무 1만 그루가 1년에 400톤의 탄소를 포집하고, 서해안 갯벌이 1년에 26만톤의 탄소를 흡수하는 정도였거든요. 하지만 포스코 1개사가 연간 7,019만톤의 탄소를 배출하는 걸 생각하면, 자연적인 방법만으로는 한계가 있었죠.

게다가 기존의 탄소 포집 기술은 톤당 500달러 이상의 비용이 들었는데, 시장 거래 가격은 톤당 100달러 내외였어요. 그래서 일론 머스크도 효율적인 탄소 포집 기술 개발에 1억 달러를 기부하겠다고 했을 정도로 중요한 문제였죠. COF-999가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면, 정말 획기적인 변화가 올 거예요.

탄소 포집 기술과 수소환원제철은 단순한 기술 혁신을 넘어서는 의미를 가지고 있어요. 이는 인류가 직면한 기후 변화 문제에 대한 실질적인 해결책이 될 수 있기 때문이죠. 특히 우리나라처럼 제조업 중심의 산업 구조를 가진 나라에서는 더욱 중요한 의미를 가져요.

포스코의 수소환원제철 기술이 성공하고 COF-999가 상용화된다면, 우리는 진정한 의미의 탄소중립 시대로 한 걸음 더 나아갈 수 있을 거예요. 이제 남은 과제는 포집된 탄소를 어떻게 저장하고 활용할 것인지, 그리고 이 기술들을 어떻게 더 발전시켜 나갈 것인지에 대한 문제예요. 하지만 분명한 건, 우리가 지속가능한 미래로 가는 새로운 길을 찾아냈다는 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