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토류 전쟁 핵심 알고 싶니? 2부 디스프로슘 & 머스크

희토류 전쟁 2부로 핵심이 되는 디스프로슘과 머스크 형님이야기를 할까 합니다. 이전 포스팅에서 이해를 위해 미얀마와 로힝야족에 대해 설명드렸는데요. 이번에는 본격적인 희토류전쟁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드리겠습니다.

한줄평: 세계 경제 패권의 핵심이 된 희토류, 특히 디스프로슘을 둘러싸고 미국과 중국의 각축전이 그린란드를 넘어 달까지 확장되고 있다.

희토류 전쟁의 핵심 디스프로슘

사실 희토류 전쟁을 알려면 미얀마, 로힝야족, 그리고 디스프로슘이라는 희토류를 알아야 합니다. 혹시 로힝야족을 아직 모르신다면 아래를 참고하시구요.

희토류는 크게 경희토류와 중희토류로 나뉘는데, 특히 주목해야 할 것은 중희토류인 디스프로슘(Dy)입니다. 1886년 프랑스에서 발견된 디스프로슘은 그 이름부터 “도달하기 힘들다”라는 의미를 담고 있죠. 이런 이름이 붙은 이유는 당시 연구진들이 분리 과정이 너무 어려웠기 때문인데 이때 겪은 엄청난 고생 때문에 별명으로 부르던게 그냥 이름으로 굳어졌다고 하죠.

이 말은 그리스어 “δυσπρόσιτος”에서 이름을 따왔는데 주기율표에서는 66번째 자리에 있으며, ‘Dy’라는 기호로 표시된다고 하네요.

디스프로슘이 이토록 중요한 이유는 현대 기술의 핵심 부품인 영구자석에 있습니다. 네오디뮴 자석에 디스프로슘을 첨가하면 고열에서도 자석의 성능이 유지되는데, 이는 전기차 모터나 풍력발전기에 필수적입니다.

좀 쉽게 말하면 디스프로슘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자석을 “슈퍼 자석”으로 만들어주는 거예요. 일반 자석은 뜨거워지면 자력이 약해지는데, 디스프로슘을 넣으면 뜨거워져도 자력이 잘 유지됩니다. 이건 마치 수퍼맨에게 힘을 주는 태양광선 같은 거예요!

우리 생활 속의 디스프로슘은 어디에 쓰일까?

실제로 10메가와트급 풍력발전기 1기에는 약 160kg의 디스프로슘이 들어가고, 전기차 한 대당 100g 정도가 사용됩니다. 심지어 F-35 전투기 한 대를 만드는 데에도 상당량의 디스프로슘이 들어가는 영구자석이 필요합니다.

1. 전기자동차

• 한 대의 전기차에 약 100g의 디스프로슘이 들어갑니다
• 이게 없으면 전기차 모터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요

2. 풍력발전기

• 큰 풍력발전기 하나에 160kg이나 들어갑니다
• 바람으로 전기를 만들 때 꼭 필요해요

3. 컴퓨터와 스마트폰

• 하드디스크의 작은 모터에도 들어있어요
• 우리가 매일 쓰는 기기들이 작동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

4. 첨단 군사 장비

• F-35 전투기 한 대에 들어가는 자석에도 디스프로슘이 필요해요
• 현대 군사 기술의 핵심 재료입니다

중국의 디스프로슘 독점과 환경 재앙의 그림자

현재 세계 디스프로슘 시장의 대부분을 장악하고 있는 중국의 채굴 방식은 심각한 환경 문제를 일으키고 있습니다. 중국에서는 디스프로슘이 함유된 지역에 3미터 깊이의 구덩이를 파고 황산암모늄 용액을 부어 채굴하는데, 이 과정에서 엄청난 양의 독성 폐기물이 발생합니다.

구체적인 수치를 보면 더욱 충격적입니다. 디스프로슘 1톤을 정제하는 데에는:

• 75,000L의 산성 폐수
• 1톤의 방사성 폐기물
• 1,200만 L의 황산과 플루오르화수소산 혼합 폐가스가 발생합니다

더구나 채취된 원석에서 실제 희토류는 0.2%에 불과하고, 나머지 99.8%는 모두 폐기물이 됩니다. 이런 환경 파괴적인 제련 과정 때문에 미국을 비롯한 다른 나라들은 자국 내 채굴을 꺼리게 되었고, 이는 중국의 독점력을 더욱 강화시켰죠.

다른 나라들의 희토류 처리방식

이렇게 폐기물이 많이 나오는 희토류인데 다른 나라들은 어떻게 처리하고 있을까요?

호주의 혁신적인 희토류 처리 시스템

호주는 세계에서 가장 엄격한 환경 규제 중 하나를 가진 나라로, 희토류 처리에 있어서도 환경 보호를 최우선으로 두고 있습니다. 라이나스(Lynas)라는 호주의 대표적인 희토류 기업은 말레이시아에 첨단 처리 시설을 건설하여 운영하고 있는데, 이 시설은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호주의 처리 방식의 특징은 ‘순환형 처리 시스템’입니다. 먼저 채굴된 광석은 현장에서 1차 분쇄와 선별 과정을 거칩니다. 이 과정에서 나오는 폐석은 즉시 복구용 골재로 재활용되어 채굴 현장의 복구에 사용됩니다. 처리 과정에서 발생하는 폐수는 다단계 정화 시스템을 거쳐 95% 이상을 재사용하며, 나머지는 엄격한 처리 과정을 거쳐 방류됩니다.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중화 처리 시설’입니다. 산성 폐수를 중화하기 위해 석회석을 사용하는데, 이 과정에서 생성되는 석고는 건축자재로 재활용됩니다. 이러한 시스템으로 인해 처리 비용은 중국보다 30-40% 높지만, 환경 영향은 현저히 낮습니다.

미국의 첨단 처리 시스템

미국의 희토류 처리는 캘리포니아 마운틴 패스 광산을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이곳의 처리 시설은 ‘제로 리퀴드 디스차지(Zero Liquid Discharge)’ 시스템을 도입하여 폐수 배출을 최소화하고 있습니다. 처리 과정은 다음과 같습니다:

1. 건식 처리 단계: 광석을 고온에서 배소하여 유해물질을 분해합니다.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가스는 특수 필터 시스템으로 정화됩니다.
2. 습식 처리 단계: 이온 교환 방식을 사용하여 희토류를 분리합니다. 이 과정에서 사용되는 용매는 99% 이상 재활용됩니다.
3. 폐기물 처리: 발생하는 폐기물은 특수 처리장에서 안정화된 후, 지하수 오염을 방지하기 위한 다중 차단막이 설치된 보관소에 저장됩니다.

일본의 혁신적 접근: 도시 광산과 재활용

일본은 천연 희토류 광산이 없는 대신, ‘도시 광산’ 개념을 도입하여 혁신적인 처리 방식을 개발했습니다. 일본의 방식은 크게 세 가지 특징이 있습니다:

1. 바이오리칭 기술: 미생물을 이용해 전자제품에서 희토류를 추출합니다. 이 과정은 화학 용매 사용을 90% 이상 줄일 수 있습니다.
2. 초임계수 처리: 고온고압 상태의 물을 이용해 희토류를 추출합니다. 이 방식은 유해 화학물질 사용을 완전히 배제할 수 있습니다.
3. 선택적 추출 기술: 특수 개발된 추출제를 사용해 특정 희토류만을 선택적으로 추출합니다. 이는 처리 효율을 높이고 폐기물 발생을 줄입니다.

유럽연합의 통합적 접근

유럽연합은 ‘CircREE’ 프로젝트를 통해 희토류 처리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이 시스템의 핵심은 ‘통합 처리 방식’입니다:

1. 전처리 단계에서 레이저 분류 시스템을 도입하여 불필요한 화학처리를 최소화합니다.
2. 이온성 액체를 사용한 추출 방식으로, 기존의 산성 용매 사용을 대체합니다.
3. 모든 처리 과정이 완전 자동화된 밀폐 시스템 내에서 이루어져 환경 노출을 차단합니다.

처리 후 발생하는 폐기물은 시멘트 원료나 도로 포장재 등으로 재활용되며, 처리수는 다단계 정화를 거쳐 농업용수로 재사용됩니다.

이처럼 세계 각국은 자국의 상황과 기술력에 맞는 다양한 처리 방식을 개발하고 있으며, 특히 환경 보호와 경제성을 동시에 추구하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향후에는 이러한 처리 기술들이 더욱 발전하여, 희토류 처리로 인한 환경 문제를 최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새로운 희망: 그린란드, 미얀마, 그리고 머스크의 달 탐사

이런 상황에서 세 가지 새로운 변수가 등장했습니다. 첫째는 그린란드의 중희토류 광산입니다. 세계 최대급 중희토류 매장지인 크바네펠트와 탄브리즈 광산이 있는 그린란드는 최근 총선을 통해 중국의 영향력을 견제하는 쪽으로 선회했습니다.

둘째는 미얀마입니다. 현재 세계 디스프로슘 생산량의 65%가 미얀마에서 나오고 있는데, 이 지역의 채굴권을 중국이 장악하고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중국이 미얀마 내전에 깊이 관여하는 숨은 이유 중 하나입니다.

마지막으로 가장 흥미로운 변수는 일론 머스크입니다. NASA의 아르테미스 계획에 참여하게 된 머스크의 스타십은 단순한 달 착륙선이 아닌, 50미터급 대형 착륙선으로 달 표면의 디스프로슘을 채굴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었습니다.

더욱 고무적인 것은 2023년 5월 네이처지에 발표된 연구결과입니다. 미국 펜실베이니아주립대 연구팀이 란모튤린이라는 박테리아 단백질을 이용해 83% 순도의 디스프로슘을 환경 오염 없이 분리해내는 데 성공했다고 합니다. 이는 향후 희토류 전쟁의 판도를 완전히 바꿀 수 있는 게임체인저가 될 수 있습니다.